이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질문중에 하나지만 가장 많이 오가는 질문중에 하나는 바로
"누가 최고인가"
라는 순위 경쟁의 질문일 것이다. 스포츠와 같이 기록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경기'라는 것은 순위를 매기기 보다도 특색이 더욱 중요하다. 주연이 있으면 조연도 있어야 하고
필요한 역활에 따라서 신인도 충분히 기용될 수 있는것이 바로 이 업계다.
그러기에 실력이란 잣대보다도 개성이라는 잣대로 평가될 수 있는게 우리 업계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필자는 독자들에게 상당히 재밌는 질문을 던져보겠다.
"90년대의 최고의 스타는 과연 누구일까?"
그야말로 수만가지의 답이 나올 수도 있다. 봉신연의의 달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양정화씨를.
로도스도 전기의 디트리히를 기억하는 사람은 이현진씨가.
카우보이 비밥의 페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정미숙씨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단호하게 단 한 사람만을 입에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최덕희씨.
길면 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여타 성우분들에 비해서 굉장히 짧은 기간 활동하셨지만
그 기간동안 가장 찬란한 빛을 발했던 "여신"을 말하는 것이다.
02년도의 필자의 기억.
시간축을 조금만 돌려서 필자의 기억으로 잠시 이동해보자.
2002년도는 한국인에게 있어서 굉장히 각별한 기억이 하나 있을 것이다.
월드컵. 그 붉은 물결은 외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굉장한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2002년은 월드컵으로 기억되는게 아니라 투니버스의 유선방송 송출로 인한 업계 진입으로써 기억되고 있다.
90년도의 애니 광풍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고 지상파 3사가 더 이상 경쟁적으로 애니 편성을 하지 않기 시작했고
(뭐 KBS와 SBS는 디지몬과 포켓몬으로 경쟁하고 있었으며 탑블레이드가 선전했다.)
자연스럽게 필자는 애니를 접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었다.
그 중에 투니버스의 유선방송 진입은 필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고,
저녁 10시 이후에 TV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필자를 새벽 2~3시까지 TV앞에 붙잡아 놓았으며
그 때 보았던 수많은 애니들이 필자의 인생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 중에서 "체포하겟어"란 작품의 "민호영"역활을 맡았던 최덕희씨는 단숨의 필자의 여신으로 자리잡기에 이른다.
그것으로 인하 집에서 게임기 이상의 역활을 하지 못하면 컴퓨터가 단숨에 정보 수집의 머신으로 변신하였고
그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필자를 굉장히 당황하게 했다. 그녀는 그 때가 최전성기가 아니었다는 것과
이미 오래전부터 필자가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90년대. 그 광풍의 시대에서 가장 찬란히 빛나던 사람.
필자의 좁은 식견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이견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국 애니계의 최 전성기는 바로 1990년대 라는 사실을 말이다.
당시 더빙애니계는 지상파 3사의 경쟁속에서 수많은 명작들이 탄상했으며, 평일 오후 5~7시는 온통 그들의 차지였다.
그 뿐인가? 일요일 아침의 디즈니 만화동산과 만화잔치는 늦잠 자는 아이를 깨우는 최고의 처방전이었으며, 그 지루한
전국 노래자랑을 끝까지 시청하게 했던 이유는 그 이후에 방영하는 날아라 슈퍼보드와 달려라 하니, 아기공룡 둘리 때문이었다.
이런 시장의 압도적인 지지속에서 수많은 국산 애니가 탄생하였고
바스토프 레몬과 라젠가, 레스톨 특수 구조대같은 작품들은 당시 일본의 애니와 밀리지 않는 퀄리티를 자랑하면서
우리도 일본을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 때 그 시절. 최고의 히로인을 독점하듯이 했던 사람이 바로 최덕희씨였던 것이다.
세일러문의 세라, 웨딩피치의 피치를 연달아 맡으며 당시 3대 히로인인 중에 2명을 석권해내며(나머지 하나는 천사소녀 네티의 네티)
당시 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그 뿐인가. 마법소녀 리나의 리나 인버스는 그녀의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케릭터였으며 지금도 리나 인버스라는 케릭은
다른 사람과 비유할 수 없다고 하는 많은 업계인들의 의견이 있다.
거기에 포켓몬스터의 한지우나 명탐정 코난의 코난처럼 소년연기도 무난하게 소화하며 연기폭이 넓다는것까지 확인시켜주었다.
(사실 필자는 체포하겠어!의 민호영에서 그녀의 끝을 알 수 없는 잠재성을 보았다.)
결국 그녀는 시대를 주름잡는 여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고, 그녀가 가는 곳은 지금까지 우리가 다다르지 못한 무언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여신의 질주는 갑자기 멈추고 말았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업계의 이탈
그 와중에서 갑자기 이민을 선택한 그녀의 행보는 업계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그녀가 이민을 떠났던 03년 이후. 1~2년만 더 지나면 투니데이와 WE프로젝트로 발촉된
성우의 다양한 컨탠츠 진입이 확정되었고, 그녀는 더욱더 많은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신을 넘어서 전설에 가까운 존재로 남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가 떠난 이유 앞에서 아무런 아쉬움도 내비쳐서는 안된다.
그녀는 필자의 여신이기도 했지만 한 가정의 어머니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자신의 찬란한 미래를 던지고 외국으로 떠난 그 선택에 우리가 무슨 참견과 아쉬움을 내비칠수 있단 말인가.
그녀느 그렇게 여신의 자리에서 물러나 업계를 떠났다.
여신의 강림을 영원히 기다리며
최근 1년 사이에 상당히 기억속에서 잊혀졌던 작품들의 신 시리즈가 등장했다.
'체포하겠어"와 '슬레이어스'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2작품은 전성기의 퀄리티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작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작품들의 행보를 보면서 필자는 엉뚱하게도 최덕희씨가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녀가 다시 돌아와 이 2작품의 더빙을 맡으면 좋겠다."라고.
사실 이 2작품의 실패는 자신들의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 나왔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덕희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녀는 이제 필자의 10대에 서 있었던 여신의 모습이 더 이상 아닐것이다.
이미 어느정도 녹슬어버린 실력 앞에서 실망감만 더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팬이라고 하는건 참 역설적인 존재다.
현역에 있을때는 그렇게 비난을 못해서 안달이거늘(실력이라던가 배역의 문제라던가 연기라던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들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존재가 바로 팬이다.
그러기에 필자는 소망한다.
최덕희씨는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한국 애니 업계가 어느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지금. 그녀가 다시 돌아와 그 천상의 목소리로 90년대의 전성기를
되살려줬으면 하는건 너무나도 지나친 바람인 것일까?




덧글
Ryth 2009/06/14 19:26 # 답글
당시 3대 여신이라면 최덕희, 박영희, 이현선 이 세분일라나요?(웃음) 어디선가 태클이 들어올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물론 최덕희씨의 당시 영향이 하야시바라 메구미씨와 그것과 다름없다고 해고 과언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그 당시엔 넷으로 DL 받는 문화도 적었으니 그만큼 사람들이 그렇게나 '원판'에 대해 목매지 않아도 됬었고요. 늘 말하는데 이게 한마디로 적응의 문제거든요. 슬레이어즈도 SBS 판 본 세대랑 투니버스판 본 세대가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고.전 되려 요즘 신인급중에도 잘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그렇게 걱정? 안한답니다.
지금 밀고있는 B급 3년차 미만 분들만 생각해도 충분히 희망은 있다고 생각해요.
Allenait 2009/06/14 19:55 # 답글
아.. 진짜 최덕희씨는 진짜 여신이었죠
주제를아세요 2009/06/14 20:40 # 삭제 답글
최덕희 슬레이어즈 노래는 끔찍했는데 그걸 또 들어야하나요?소름돋는군요.
Memory 2009/07/09 13:03 # 삭제 답글
저는 아직까지도 최덕희성우님의 목소리만 따로 mp3로 만들어서 듣고 다니고 있습니다.그정도로 잊을 수 없는 성우였다는 것이죠. 저는 솔직히 일본판더빙을 듣는 것보다 우리말더빙을 듣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대략.. 5년전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온미디어쪽 신입 성우들을 보면 몇분 보다가 그냥 일본판더빙을 보고 맙니다. 물론 옛날에 비하면 제나이가 들기도 했고, 성우에 조금 더 관심이 있기에 만화 그 자체에 집중을 못하는건 맞습니다만 어쩐지 모르게 발음도 부정확 하고, 어쩔땐 '참 수험생들중에 실력있는 사람이 그렇게 없었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옛날 성우들을 기억하곤 하죠. 다들 충분한 교육을 받고 뽑힌 성우들인데, 교육자체가 너무 변한것인지.. 전 이대로 가면 사람들은 티비에서 자막을 띄워달라고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 필자님의 글을 읽으니깐 더욱더 최덕희성우님 목소리를 듣고 싶네요. 저도 최덕희 성우님께서 여유로워 지는 시기가 온다면 반드시 다시 성우업계에 돌아올것이라 믿습니다.^^
바람의전사 2009/07/18 23:09 # 삭제 답글
슬레이어즈는 sbs보다 투니버스가 먼저 방영을했었습니다 그때가 95년으로알고있고요그무렵 투니버스가 막나왔던시절이라 슬레이어즈참인기많았죠 하지만 그렇게
대중적으로큰인기를 누리지는않았다고생각되네요 저도 tv에서 뭐 재밌는거안나오나
채널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보게 된게 이만화입니다 처음봤던장면은 리나하고 카우링이 티격 태격 싸우는장면이었고 지팡이를 든할아버지랑 이야기하는장면까지봤던걸로기억합니다
리나어릴때참좋아했죠 특히 sbs판 마법소녀리나주제가를 굉장히좋아했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만 제가슬레이어즈를 볼때면 오프닝장면이 지나가고 나와서 참아쉬웠죠
전 그때투니버스 유선tv를설치했던무렵이었고 sbs판으로슬레이어즈를 본저는
투니버스에서도 슬레이어즈가 하길래 봤는데 리나목소리를듣고 많이실망했던기억이 납니다
목소리자체는좋았는데 리나목소리에는 어울리지않는목소리더군요 그리고 마법의심판이라고
했던가 sbs에서드래곤슬레이브라고했는데 마법주문도 이상하게 바뀌고 그래서
그래서저는 투니버스에서슬레이어즈가 할때면 tv를꺼버리고 슬레이어즈를 보지않았던기억이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지나고 나서 투니버스를 접했을때 마법주문이 좀거슬리지만
보는데는 전혀 문제가없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최덕희님이 리나목소리를 맡았는데
처음투니버스판에서는 정미숙님이 리나목소리를맡으셨고요 그래서저는 sbs판도 똑같이 정미숙님이맡으신줄알았습니다, 그런데나중에 목소리들어보니까 목소리가 상당히 다르더란걸알고
같은성우분이 하지않았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투니버스판도 더빙의완성도가
상당히높았던걸로기억합니다 지금은 이름만들어도 누구나 다아는 유명한성우들을 모셔다가
더빙을했고 투니버스더빙도 꽤나괜찮다고생각합니다 사실최덕희님의 리나목소리는 너무
오래전에들어봐서 최덕희님이 하신리나도 제법좋았다고생각합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최덕희님이 엄청난인기를 거머쥐셨죠 최덕희님의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수많은 만화영화에서 주인공으로 출현하시면 엄청난 가도를 달리시다가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셨다던데 어렸을때덕희님목소리듣고 살아온세대라서 그런지
덕희님목소리가 그리운건 어쩔수없네요 사실 덕희님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시작한게
바람의전사 2009/07/18 23:18 # 삭제 답글
90년대전반기가아니라 후반기무렵때부터였으니까요 최덕희님이 활동하셨던 90년대전반에는덕희님은 주로 엑스트라나 조연 으로 많이 출현하셨습니다, 거의 비중없는역할로나오셨죠
그러다가 90년대후반때쯤 마법소녀리나와 슬레이어즈로 유명해졌고 지금도 사람들중에
덕희님하면 거의모를사람이없을정도로 그인기는 정말 하늘을 찌르는듯했고 유명한가수
연예인못지않을만큼 지속적으로꾸준히 인기를 누리시다가 어느날 활동이 뜸해지셨고
활동을 완전히 접으신걸로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그리운목소리임에는틀림없습니다,
최덕희님은 지금도 저에게최고의성우이십니다
샤넬 2009/07/19 02:28 # 삭제 답글
07년도였던가요. 덕희님 한국에 오셨을 때 정말 아는 분 없음에도 정모한다는 한 마디에 가서 뵙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장금이의 꿈도 덕희님께 먼저 제의가 들어왔다고 하시더군요. 잠깐 들어와서 할 생각이 없느냐고요. 여건상 되진 않으셨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덕희님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저 역시 아직도 덕희님은 여자성우분 중엔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이구요. 덕희님이 다시 한국에서 활동을 하시길 기다리고 있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크라시엘 2009/08/25 00:41 # 삭제 답글
음.. 몇년 전에 최덕희님이 이민가신곳 시드니였던가..거기서 아침인가 한인 라디오에서 나오신다고 들을라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죽자살자 2009/09/08 11:02 # 삭제 답글
바람의 전사님 말처럼 최덕희님의 전성기는 90년대 중후반이죠.어찌됬던간에 9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되어 이민가시기 전까지의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적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