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남자와 이해받고 싶지만 이해받지 못하는 남자의 이야기.

친구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그 친구는 정말이지..
저한테 있어서
"기대"라는 감정을 알게 해준 친구입니다.

주변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학교 내에서 공부 말고 힘든 일이란건 대충 아실껍니다.]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으면서
언제나 성적은 상위권.
그러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꿈을 보고 있던 남자.
이녀석이라면 왠지 모르게 뭔가를 할 수 있을거 같다.
라는 생각을 했기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가까히 지냈지요.

근데
자신의 꿈으로 가는 길이 하나 무너지면서
뭔가가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앞만 보고 나아가던 녀석이
계속해서 뒤로 후퇴하려고 하는겁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빠른 루트를 한번 실패했다고
그 길을 다시는 돌아보지 않고 다른 루트를 택합니다.
그럴수록 점점 꿈은 멀어지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커져만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나가더군요.
그래서 믿었습니다.
"이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것이다. 이 녀석의 결정을 믿자."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오늘
상상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들음과 동시에
제 안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녀석은 단 한번도
"부모님"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부모"라는 말을 사용했지요.
거기서부터 뭔가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문자의 내용이 하도 수상해서 제가 전화를 해봤습니다.
이렇게 말하더군요.
"부모를 버리겠다. 앞으로는 내 힘으로 살아가겠다."

저 말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부모님에게 의지 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내 힘으로 살아가겠다."라는 표현과
"부모를 버리겠다. 앞으로는 내 힘으로 살아가겠다."라는 표현.
딱 봐도 다른 점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듣는순간 뭔가를 확신했습니다.
"뭔가가 잘못됐다."라고.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술자리에서 강하게 몰아붙였을때 어느정도 말은 나오더군요.
근데 말이죠.
저렇게까지 불신하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말렸습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좀 거친 어조로 말하기는 했지만 내용은 단 하나.
"이건 아니다."라고.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를 버린다는 말은 하지 마라."라고요.

돌아오는 말은 이거 하나였습니다.
"너는 절대로 나를 이해할수 없어. 아니,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그 순간 머리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더군요.

그렇다면
지난 4년간
저의 말에 대해서 수긍을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신뢰의 표시를 보였단 말입니까?
그 녀석이?

그 이후에는 무슨 말을 했는지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뭐라고 쏘아붙이고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믿음과 가치관을 정면으로 부정당햇으니까요.
특히 믿음은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있었던 것일수도 있어서 그냥 넘어갈수 있지만
가치관을 부정당하니까... 좀 그렇더군요.

클라나드를 포함해서 최근의 여러가지 일을 통해서 정립된건
"가족이란, 소중한 것이다. 그 부모가 어떻게 변했을지라도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으리라."
라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데.. 빡 안돌겠습니까?
"나한테 있어서 가족이란 나에게 생명을 주었다는것 하나 뿐이다."

녀석의 가족에 대해서 이해할수는 없겠지요.
저는 상상도 안되니까요.
하루에 한번 이상은 싸우고, 밤마다 잠을 이룰수 없을만큼 분위기가 냉랭한 가족은
저로써는 이해 자체가 불가능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제가 저녀석을 이해하지 못한것도 그렇고...
그 녀석이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것도 그렇고..

지금 전체적으로 좀 끊어 오른 상태라서 글 자체가 논조가 좀 없을수도 있는데..
묻고 싶습니다.

"정말로 가족이란, 제 자신에게 생명을 주었고, 단지 자식이라는 이유로 나를 키웠을뿐. 그것이외의 존재 가치는 없는 것일까요?"

한동안은 저 문제로 머리가 복잡할꺼 같습니다.
저 물음에 제가 대답을 못한다면
다시는 그 친구와는 대화를 할 수 없을테니 말이죠.

밸리 공략하면서 저도 차분히 생각해보겠습니다.
얼추 보니까 15페이지 정도군요.
오늘은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폭발할거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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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환상그후 2007/12/04 16:40 # 답글

    흐음... 일단 제가 그 비슷한 경우인지라 자세하게 말하자면
    두가지 형태를 들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사상이 틀린 경우와 부모님의 빚등으로 인한 갈등이죠.

    저는 저 두가지 형태를 다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저도 저 친구분과
    같은 형태의 말을 내뱉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 부모는 내게 준거라곤 목숨 밖에 없다."

    이건 자포자기의 말입니다. 자기 혼자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서 말하는 막연한 말에 불과하지요. 허나 실제 혼자 생활하고
    보면 저 말이 얼마나 헛된 말인지 깨닫게 됩니다.

    "가족이 있었기에 내가 있었고, 가족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라는 것이 심지 깊숙히 박히게 되지요. 저도 아버지와 냉랭하다 못해
    서로 헐뜯고 욕하고 심지어는 사소한 일로 서로 비틀리는 사이였습니다.
    허나 서로 떨어져 지내면 알게 됩니다. 친구분이 얼마나 강심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만큼. 즉, 가족과 연을 끊는 것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을 받은 적이 제 생애에 없었단 겁니다.

    가족이란 자신이 가지는 최후이자 최고의 보금자리이고, 기댈 수 있는 기둥이거든요.

    저 자신이 가족과의 연을 저버렸다 다시 연을 만든자인 만큼 그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군요. 자기자신에 존재의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라고. 그리고 가족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을요.

    자기자신의 치기에 휘둘리지 말라고... 말입니다. [쓴웃음]
  • 불신론자 2007/12/04 16:44 # 답글

    ...
  • kykisk 2007/12/04 16:48 # 답글

    다른건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가정이 불안한 사람이
    사회에서 제대로 일을하는건 본적이없습니다..;
  • 휴이 2007/12/04 16:58 # 답글

    갑자기 클라나드에서 깼음...
  • 화이부 2007/12/04 17:05 # 답글

    그 친구 사상을 잘은 모르겠지만 결과는, 그 친구 후회하게 될겁니다.
  • 겨리 2007/12/04 17:11 # 답글

    .....;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놈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가족 이외에 자신의 편이 되어 줄 사람은 없을 겁니다.
  • 半分の月 2007/12/04 17:28 # 답글

    일단 항상 생각하는 것이,
    그 사람이 아닌 경우, 그 누구라도 그 사람과 같이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알 수 없다)

    저는 그래서 아주 친한 친구라도 그 친구의 가족사에까지 끼어드는 것은 꺼립니다.
    두렵고요.
  • Quatre 2007/12/04 17:36 # 답글

    가족은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벗어날수 없고 벗어나지 말아야 할 팀.

    아무리 냉랭한 팀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깨서는 안되는 룰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뭐.. 친구분의 상태를 보자니.. 할 말이 없습니다...;;
  • 시와랑 2007/12/04 17:40 # 답글

    흐음 ㅡ 어차피 ... 사람은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대상을 봐서 비슷한 생각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비슷할 뿐이지 똑같지는 않죠.

    그리고

    개개인이 서로서로 틀리기 때문에 가치관이 충돌하는 건 어쩔수 없다고 봅니다.
    단 그 사람이 얼마나 더 지탄을 받느냐는 것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 가치관에 얼마만큼 부합하냐 안하냐의 문제가 더 깊겠죠.


    하지만 인간에 대한 본성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ㅡ 가족의 대한 문제로 넘어가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지긴 하겠군요. 그러나 ㅡ 실제로 이해타산을 따지며 자식을 버린 부모도 보아왔던 제 입장에서는 뭐라고 따로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그 친구분의 생각이 한때의 치기어린 어리광이라 느껴진다면 조금 가만히 놔두는 것도 최선책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확고한 결심으로 굳어졌다면 ㅡ 그것대로 건들기는 곤란하겠죠 ㅡ 요는 그 친구분의 가족사에 너무 끼어들면 카리스님이 원했던 방향과 상당히 어긋나게 나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카리스 님의 말을 친구분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오직 친구 분 자신만이 알고 있기 때문 일겁니다.

    조금더 시간을 두고 친구분의 속내를 좀 더 털게 해보세요.
    제가 보기엔 그 친구분은 카리스님께 아직 숨기고 있는게 많아 보이니까요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사람은 좀더 숙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뭔가 두서가 없었내요 ^^ 그럼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꾸벅_)
  • 슈나 2007/12/04 17:41 # 답글

    목숨만 받았다 한들 그거만한 은혜도 없을건데요.
    ...그리고 근 20 여년을
    무보수로 키워주는것이 과연 사랑 이외에 뭘로 가능할지
    친구분이 그점을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언제나 최후에 생각나는 것은 가족뿐입니다.
  • 니와군 2007/12/04 17:43 # 답글

    우리 형이 해준 말....
    네가 어떠한 일을 해도 말이지 마지막엔 가족이 네편이다.

    으음...
  • 카리스 2007/12/04 17:43 # 답글

    환상그후//새겨넣고 충고하겠습니다.
    불신론자//..
    kykisk//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휴이//오덕이 원래 그렇죠 뭐
    화이부//가능하면 그 절차를 안 밟았으면 하는데 말이죠..
    겨리//가족의 의미란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는...
    半分の月//일단 그렇죠. 그래서 가능하면 저는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간겁니다.
    Quatre//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시와랑//가능하면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좀 심하게 말해서 방치하지는 않았거든요. 일단 이야기를 좀더 듣고 그 원인을 알아야겠습니다.
    슈나//제 말이 그말인데 그 말이 들리지는 않는거 같습니다.
    니와군//너는 이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있겠지. 그러면 전후과정 이해가 갈꺼다.
  • 귀찮君 2007/12/04 20:22 # 삭제 답글

    뭔가 강력히 와닸는군요... 현실의 불합리랄까... 자신을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모든것을 바쳐준
    부모님을 생각하면 말도안되는 말이지요...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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